CNN은 “밀러 대행이 국방부에 처음 출근한 지 하루도 채 안 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사임했다”고 전했다. 앤더슨 차관 대행은 백악관과 마찰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며칠 내 사임을 요청받을 거란 전망이 이미 나왔다. 그러나 실제 사임을 요구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의 후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신'들로 속속 채워졌다. 앤더슨 차관 대행 후임은 육군 준장 출신인 앤서니 테이타, 조셉 커넌 차관 후임은 에즈라 코헨 와트닉, 젠 스튜어트 비서실장은 카쉬 파텔로 각각 교체됐다.
전 폭스 뉴스 해설자인 테이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 지도자’라고 부르고 이슬람에 공격성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이 때문에 2018년 루드 차관 후임으로 지명되고도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코헨 와트닉과 카쉬 파텔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일했던 인물들이다. 와트닉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밑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 모두 올해 초 국가안보위원회에서 근무했다.
AP통신도 “국방부 직원들은 ‘올 게 왔다’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까지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직 인수 기간 국방부 고위직 인사의 대거 물갈이가 안보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항의 시위에 군을 투입하는 문제와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문제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밀러 국방장관 대행의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로 대테러에만 초점을 맞춘 이력이 에스퍼 전 장관의 지휘 능력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그는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초국가 위협 특별보좌관, 미 국방부 특수작전·대테러 부차관보, 특수작전·저강도 분쟁 차관보 대행을 거쳤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밀러 대행이 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장관으로 취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바이든이 당선되자마자 트럼프와 그의 충성파들이 혼란과 분열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며 “국방부 인사들의 줄 사임은 국방부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기사 및 더 읽기 ( 에스퍼 이어 차관 줄줄이 사임…"트럼프, 국방부 송두리째 파괴" - 중앙일보 - 중앙일보 )
https://ift.tt/3phyJdj
세계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