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위험 알고 있어, 놀랍지 않아"
트럼프 의존도 높아 펜스로 유세 힘들어
바이든, 트럼프 향한 네거티브 광고 중단
일각에선 "트럼프라면 주먹 안 거뒀을 것"
◇"올 것 왔다" 트럼프 캠프=트럼프 캠프에선 "이렇게 될 위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라고 이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대통령이 사람들 사이에서 유세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선거운동을 그에 맞춰 짜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예정됐던 플로리다 일정을 포함, 앞으로의 유세를 모두 중단했다. 웬만한 캠프 직원은 다 집으로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행사를 치르는 것도 검토해봤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독 트럼프가 내놓는 메시지에 의존했기 때문에 그가 유세장에 없어 생기는 공백을 대신 메울 수 없다"(공화당 컨설턴트 알렉스 코넌트)고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바깥 활동을 최소화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델라웨어의 지하실에 숨어만 있다"고 조롱했다. 본인의 확진 판정으로 이제 공격 지점을 잃게 됐다. 따라서 빨리 건강을 회복해 돌아와도 역전 골을 넣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노 마스크' 인사가 많던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캘리앤 콘웨이 전 선임고문이 이날 밤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 양성 판정이 줄줄이 나오면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봤다.
사실 바이든 입장에선 격차를 더 벌리며 치고 나갈 기회다. 이번 주 오하이오 동부와 펜실베이니아 서부를 기차로 횡단하며 유권자를 만난 바이든 후보는 2일 미시간을 찾았다. 다음 주에는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를 방문하는 등 경합지역을 골라 다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몸을 바짝 숙이고 '로키(Low Key)' 전략으로 가는 이유는 언제든 자신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대통령의 병세가 나빠지길 바라는 듯한 모습을 보여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당장 이날 밤 보수성향 TV 채널인 폭스뉴스의 션 해니티는 자신의 방송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옛 대변인이 '대통령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푸틴 러시아 총리가 이제 미국 대통령을 맡겠다'고 비아냥거렸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로키' 전략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본인 잘못인데 뭐하러 책임감을 가지냐는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존 랩은 "트럼프 대통령이었으면 주먹을 거두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고 WSJ이 전했다.
◇'바이든에 호재' 점치는 숫자들=정치매체 더힐은 이날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던 사우스캐롤라이나·알래스카 등에서 바이든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을 가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조만간 역전도 가능하다고 봤다. 전체적으로는 1일 CNBC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13%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확진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바이든의 승리 쪽으로 투자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1월 3일 대선 이후 확실한 승자가 나오지 않아 글로벌 시장이 패닉 상태가 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양성 판정으로 승리의 중심추가 많이 기울었다는 판단이다. 허큘리스투자의 제임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투자노트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민주당 백악관 시대에 맞춰 돈을 준비할 것"이라며 "세금·무역·예산 분석도 그에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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