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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지난 8월 17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에어포스 원에 오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극과 극을 맛보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혜성처럼 등장하며 ‘벼락출세’ 부러움을 사더니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전한 통로로 의심받고 있다. 힉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기에 함께 탑승하는 등 지근 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힉스 확진 뒤 트럼프도 확진 판정
이방카 패션사업 돕다 벼락출세
백악관 보좌관 된 것도 이방카 입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연루 의혹
힉스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도 곧이어 확진 판정을 받으며 힉스의 이름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에 오르는 관심 인사가 됐다. BBC 등에 따르면 힉스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가장 가까운 ‘내부자’로 꼽힌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은 힉스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보좌관(a close advisor)”으로 불렀다.
2018년 3월 백악관에서 힉스와 함께 자리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힉스는 원래 의회나 행정부 출신이 아니다. 1988년생인 힉스는 10대 시절 모델로 활동했다. 랄프 로렌의 광고뿐만 아니라 드라마로 제작된 소설 ‘가십걸’의 표지에도 모델로 등장했다. 이후 뉴욕의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였던 1981년생 이방카와 함께 일한 게 인연이 돼 결국 백악관에까지 입성했다. 이방카의 패션사업을 돕다가 지난 2015년 이방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아버지를 공개 지원하면서 사실상 선거 참모로 활동하자 힉스도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선과 연을 맺게 됐다. 당시 트럼프는 정치 경력이 일천했던 28세의 힉스를 캠프의 언론담당 보좌관으로 전격 임명했다. ‘워싱턴 아웃사이더’로 자신을 내세우며 기성 정치권에 식상했던 유권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던 트럼프가 핵심 참모 역시 워싱턴 아웃사이더에서 발굴한 것이다. 힉스 발탁에는 이방카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당시 워싱턴 정치권의 정설이었다. 힉스의 염문설도 있었다. 마이클 울프가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의 난맥상을 담아 출판한 ‘화염과 분노’에 따르면 힉스는 15세 연상인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대본부장과 남몰래 사귀는 관계였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힉스는 백악관에서 자리를 잡은 뒤 언론을 상대하는 요직인 공보국장까지 꿰찼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했기 때문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힉스는 외교, 미디어, 인사 관리 등 전방위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 집무실의 ‘문지기’로 불리거나 ‘트럼프의 수양딸’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힉스는 이후 2018년 10월 폭스뉴스의 최고홍보책임자(CCO)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힉스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연루되면서 논란이 됐던 게 백악관을 떠난 이유 아니냐는 관측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그랬던 힉스는 대선을 앞둔 올해 다시 백악관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강력하게 지원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힉스는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트럼프 집안의 ‘내부인’이나 다름없어 코로나19 방역에서도 예외 아니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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