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오전 11시30분쯤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이륙한 ‘타이거에어’가 약 1시간40분 후 제주 상공에 도착했다. 이 비행기는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대신 고도를 낮춰 섬 주변을 선회했다. 그 사이 약 120명의 승객은 구름과 안개 사이로 보이는 제주의 풍광을 항공기 창문을 통해 카메라에 담았다. 기내식으로는 한류 드라마로 대만 현지에서도 많이 알려진 ‘치맥’ 등이 나왔다.
이번 여행은 한국관광공사와 대한 여행사 ‘이지플라이’, 항공사 ‘타이거에어 타이완’과 공동 기획한 상품이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이른바 ‘목적지 없는 항공편(flight to nowhere)’이다. 가격은 6888 대만 달러(약 28만원). 현재 코로나 때문에 중단된 한국·대만 관광이 다시 시작되면, 재개 시점부터 1년 이내 사용할 수 있는 대만∼한국 왕복 항공권이 포함돼 있다. 지난 11일 정오에 출시됐는데, 4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여행 상품뿐 아니라 코로나 승객이 급감한 항공·여행사들이 이 같은 ‘목적지 없는 항공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지난 17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출발해 다시 시드니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내놨다. 내달 10일 출발해 7시간 비행하며 퀸즈랜드와 골드 코스트 등 호주의 대표 여행지를 약 3만 피트(약 9000m) 상공에서 감상할 수 있다.
좌석 등급에 따라 이코노니석은 787 호주달러(약 67만원), 비즈니스석은 3787 호주 달러(약 320만원)였다. 이 항공권은 발매 10분 만에 모두 팔렸다. 콴타스항공의 앨런 조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아마도 콴타스항공(1920년 설립) 역사상 가장 빨리 매진된 항공편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 방송 CNN은 “코로나로 전 세계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장거리 여행을 꿈꾸고 있다”며 “이 때문에 ‘목적지 없는 항공편’이라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출현했다”고 전했다.
전일본항공(ANA)은 지난 8월 하와이 호놀룰루를 운항하던 A380 여객기에 승객을 태우고 90분 동안 비행편을 운항했다. 로열 브루나이 항공도 지난달 ‘목적지 없는 항공편’을 출시했다. 국내에선 에어부산이 위덕대 항공관광학과 학생들을 상대로 지난 10일 처음으로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국내 상공을 비행하다 다시 돌아오는 항공기를 운항했다.
September 19, 2020 at 11:2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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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새 여행법... ‘목적지 없는 비행’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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